「정진요리(사찰요리)를 배웁니다!」 ~일본요리만을 배우는 츠지조 블로그17
작년 4월에 일본요리본과(1년제) 일본요리 크리에이티브 경영학과(2년제)가 츠지조리사전문학교의 일본요리학과로 개교하였습니다.
이 2개의 학과에서는 일본요리의 카이세키 요리(会席料理)를 중심으로 배웁니다.
이번에는 일본요리크리에이티브 경영학과 2학년의 수업과목인 '일본식문화개론Ⅱ' 중에서도 정진요리(精進料理)에 대해 소개합니다.
네! 선생님 질문이 있어요! 정진요리를 왜 배우는 건가요?
여러분들은 베지테리언이나 비건이라는 말을 알고 있나요?
해외에서는 일본보다 더 식물성 식재료만을 사용한 요리에 관심이 있거나,
종교적인 이유로 먹을 수 있는 식재료에 재한이 있는 경우 등,
생선, 고기 등을 이용한 일본요리를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그 부분에서 생선이나 육류와 같은 동물성 식재료를 기본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정진요리'를 배우는 것을 통해
조금 더 글로벌한 대처를 할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경영학과의 학생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에서도 통용되는 일본요리의 지식과 기술을 배우게 됩니다.
아~ 그렇구나. 알겠습니다!
오늘은 야마가타(山形)현에 있는 데와산잔(出羽三山) 신사, 하구로야마(羽黒山) 산류죠(参龍所)의 사이칸(斎館)의 요리장인 이토 신키치(伊藤 新吉)선생님을 초빙하여 진행하는 수업입니다! 선생님, 잘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알려주시는 요리는 4메뉴입니다. 사진의 왼쪽 아래부터 말린 고사리를 볶아서 조린 요리, 그 옆은 참깨로 만든 생두부, 뒷부분의 왼쪽에는 기세이(擬製) 두부, 나메코 미소시루입니다.
이토 선생님으로부터 한마디,
"여러분, 정진요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인가요?"
"보통은 평범하고 어둡고, 갈색 채소만 사용한 요리??ㅎㅎ 밝은 느낌은 아닌 것 같은데요."
오늘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리는 요리도 어둡습니다. ㅎㅎㅎ
학생들에게 배부하는 프린트에는 4가지 요리에 사용하는 재료의 이름과 만드는 법이 적혀 있습니다.
그럼 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첫번째 요리는 나메코 미소시루입니다. 이 재료는 야마가타 현의 산에서 직접 채집한 천연 버섯입니다!
보통 여러분들이 먹는 나메코 버섯에 비해 향이 강하고 점성도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크기도 크지요! 굉장히 맛있지만 보이는 것처럼 흙이나 잎이 묻어 지저분하지요.
이것을 깨끗하게 처리하는 것이 실제로 꽤 힘들답니다. 누가 함께 씻어줄래요?
네! 저도 돕겠습니다. 이렇게 학생들도 함께 깨끗하게 씻어볼까요~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깨끗해졌군요.반짝반짝!
나메코 버섯의 특징은 끈적끈적한 점성이지요. 전연 나메코는 특히 더 끈적함이 많기 때문에 미소시루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말려서 끈적함과 수분을 적당히 날려줍니다.
버터로 볶아도 맛있겠어요.
수분과 끈적함을 날린 다음, 다시마 육수에 잠시 보글보글 끓여서 조려줍니다. 정진요리이기 때문에 가츠오부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나메코 버섯의 감칠맛과 향기가 '맛있는 육수'가 되는 것입니다.
다음은 미소를 풀어주어서 완성!
이렇게 나메코 미소시루를 담아보았습니다.
그럼 학생들 모두 시식을 해봅시다!
"오! 향기가 좋네~"
"적당한 끈적함과 미소 맛이 최고!"
선생님, 나메코 엄청나게 맛있는데요! ㅎㅎ
다음은 참깨 두부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재료는 간 깨, 갈분, 녹말, 물, 술을 불에 올려서 반죽을 저어줍니다. 먼저 반죽이 부드러워지도록 거품기로 빠르게 저어가며 익힙니다.
반죽이 부드러워지면 이런 느낌으로 탄력을 주며 계속해서 익힙니다!
동영상을 보세요. 아주 되직하지만 찰기가 느껴지지요.
참깨 두부는 반죽이 완성되었는지 가늠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런 느낌이면이것도 동영상으로 확인하세요!
완성한 후에는 충분히 식히도록 합니다. 2시간 경과! 용기에서 꺼내면 이렇게 찰랑찰랑한 느낌입니다.
지금 먹는 것이 제일 맛있기 때문에 조그맣게 잘라 간장이나 텐다시와 같이 양념을 한 차가운 육수를 찍어먹는데요,
오늘은 흔하지 않은 방법을 소개해드리지요.
물에 설탕, 간장, 술을 섞어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녹말가루를 넣어 걸쭉하게 만들어, 차가운 참깨두부 위에 듬뿍 끼얹어서 완성!
차가운 두부 위에 뜨거운 육수? 이 온도차가 맛있는 것이랍니다.
수업도 후반에 접어들었네요. 다음은 '말린 고사리 볶음'입니다. 올해 봄에 수확한 고사리를 건조하여 저장해두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물에 담가 불린 것입니다.
고사리는 쓴 맛이 특징이지만 건조시키면 쓴맛이 부드러워집니다.
이번에는 고사리와 함께 즈이키(ずいき, 토란줄기)를 건조한 이모가라(芋がら)를 물에 불려서 삶습니다. 즈이키? 이모가라? 이게 뭐지요?
설명이 길어지기 때문에 오늘은 생략하겠습니다. 죄송해요!
"구수한 향이 나는데 이건 불리고 나면 어떤 향이 되려나?"
"만져보면 탄력이 느껴져."
물에 불린 즈이키와 이모가라는 3~4cm 길이로 길이를 맞추어 자르고, 조림국물에 달콤짭조름하게 조리면 완성됩니다.
네, 이렇게 완성되었습니다. 만드는 법은 상당히 간단하지만 좋은 재료가 맛을 좌우합니다. 오늘의 재료는 최고입니다!
말린 고사리, 이모가라는 지금까지 먹어본 적이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시식에 대한 감상은 어떨까요? 학생들의 얼굴을 보면 알겠군요.
마지막 요리는 '기세이 두부'인데요, 이토 선생님, 기세이(擬製, 의제)라는 건 어떤 뜻인가요?
좋은 질문입니다!
모양이 망가진 두부는 그 상태로 손님에게 제공할 수가 없지요.
그렇다면 오히려 모양을 뭉개버린 후 거기에 다른 재료를 넣는 등, 재가공한 두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절구통에 두부를 넣고 으깨볼까요.
이토 선생님, 이번에 두부에는 어떤 걸 넣나요?
네, 수제 우엉된장을 섞습니다. 양념한 우엉과 된장을 함께 반죽한 된장입니다. 이대로 먹어도 물론 맛있지요.
저는 항상 술안주로 삼고 있습니다. ㅎㅎ
된장은 단단하니까 두부와 잘 어우러지도록 섞어주세요. 마지막에 참마를 갈아 넣어 점성을 냅니다. 간은 설탕, 미림, 간장으로 하고요.
반죽이 완성되면 네모난 용기에 담습니다.
이토 선생님, 이렇게 담으면 될까요?
네, 잘 하고 있어요!
그 다음은 찜기에 올려 10분 찌면 완성. 먹기 좋도록 스푼으로 떠서 그릇에 담습니다.
저는 오늘 시식한 것 중에서 기세이 두부가 가장 좋아요!
된장과 두부가 아주 잘 어울립니다.
4가지 요리를 다 만들고 나서 이제부터는 이토 선생님께 질문 시간!
저도 장차 정진요리를 다루는 가게를 열고 싶은데요, 학교 졸업 후에 꼭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먼저 일본요리의 기본을 제대로 공부해 두시기 바랍니다!
보통 일본요리는 다시마와 가츠오부시 육수를 사용하여 재료도 채소와 생선이 사용되는데요
그 재료를 맛있게 하는 방법을 먼저 알고,
그 응용으로 동물성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뒤로도 학생들로부터 질문이 계속되었습니다.
마지막은 오늘의 수업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를 확인합니다. 오늘 수업에서는 정진요리를 만드는 방법과 절의 정진요리에 대하여, 정진요리를 원하는 손님의 목적은 무엇인가?
또 이토 선생님께서 요리장으로 계시는 숙방(宿坊)에서는 해외에서도 손님들이 많이 온다고 하는데요,
해외에서 온 손님에 대한 응대에 관한 것 등, 아주 자세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180분의 수업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이토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프로필~
츠지조리사전문학교 일본요리
오가와 켄 (小川 健)
카가와현(香川県) 출신.
저는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에 츠지조리사전문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그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도 일본요리의 기본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확고한 기본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 기술과 지식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입니다.
일본요리에 관심을 가진 분, 관심은 있지만 자신이 없는 분도 괜찮습니다!
일본요리본과, 일본요리 크리에이티브 경영학과에서는
'어려운 것을 간단히 해낼 수 있게 되는' 수업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수업이 준비되어 있는지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업 모습을 블로그에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지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