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고야산(高野山)에서 정진요리(精進料理)의 깊이를 배웁니다!' ~일본요리만 배우는 츠지조 블로그 12~
2021년 4월 일본요리본과(1년제), 일본요리크리에이티브경영학과(2년제)가 츠지조리사전문학교의 일본요리학과로 개설되었습니다.
이 두 개의 학과에서는 일본요리인 가이세키요리(会席料理)를 중심으로 배웁니다.
가이세키요리(会席料理)의 재료로 어패류와 채소를 주로 하고 그 외 육류도 사용하지만
정진요리(精進料理, 일본의 사찰음식)은 일반적으로 동물성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식물성 식재료만을 사용해 만드는 것이 정진요리(精進料理)의 전부일까요?
"음.. 글쎄 다른거 같아" "많은 정진요리는 왜 사원에서 만들어졌을까?"
"정진요리는 환자가 먹는 요리아니야?" "요즘 자주 들어본 비건이나 할랄음식도 정진요리인가?"
"정말 정진요리는 동물성 식재료를 안 쓰는 걸까?" "채소 중에서도 사용하면 안되는 게 있나봐?"
등등 학생들의 궁금증이 가득합니다!
더 심오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지 궁금해~!
그런 연유로 8월 25일 맑은 날
여름방학 중이지만 이번에 희망자들과 함께 고야산(高野山)에 있는 벳가쿠혼잔(別格本山, 일본 내 특별한 격식을 갖춘 사찰)인 '후겐인(普賢院)'에 왔습니다.
목적은 정진요리에 대해 배우기 위한 1박 2일간의 연수입니다. 왠지 수학여행 같은 느낌이 나네요.
*희망자 참가제이므로 본과 수업과는 별도 비용이 필요합니다.
*크리에이티브경영학과 2학년은 10월부터 정진요리 수업이 있으므로
이번과 같은 사전 학습에 참여하면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오사카에서 약 2시간, 후겐인(普賢院)에 도착하자마자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후겐인(普賢院)의 모리(森)부주지스님께서 당신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정진요리(精進料理)'와 '정진(精進)'이란 어떤 이미지인가요?
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일단 생각하고 있는 것을 솔직하게 써봅시다!
정진요리(精進料理)라면 역시 채식요리 아닐까?
"아냐, 그렇게 단순한 대답이라면 굳이 고야산까지 오지 않았겠지"
라고 또 내 안의 또다른 내가 속삭입니다.
아무래도 답은 정신론과 관련해서 깊은 뜻이 있는 것 같아!
모리(森) 부주지스님께서 연이어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십니다.
"여러분은 정진요리(精進料理)에 사용해서는 안되는 다섯 가지 채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엇 그런 채소가 있어?
그러고 보니 옛날에 이 다섯 가지 채소는 고기 요리와 어울리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수행을 하는 스님이 이것들을 먹으면 맛있는 고기 요리가 생각나고
먹고 싶어져서 도망가니까 안된다고 들었어. 그런 이유일까?
고야산(高野山)의 후레마이요리(振舞い料理, 사찰 내 행사 후 승려가 스님을 위해 대접하는 연회요리)에는 '제공하는 쪽의 마음가짐'과 '손님의 마음가짐'이 통해야 합니다.
역시 정진요리는 먹은 후 단순히 맛있거나 예쁘다고 느끼는 것 뿐만 아니라
정신론도 공부해야 그 가치를 알 수 있겠네요.
모리(森)부주지스님이 가르쳐 주신 내용은 학생들이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새로운 발견이었던 것 같아요.
수업 종료!
감사합니다.
저녁 식사까지 시간이 남았네요! 근처를 돌아볼까요?
라고 대학원생인 네모토(根本)씨가 권유하셨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다이가란(大伽藍)입니다. 일단 들어가볼까요!"
가란(伽藍)이란 불도의 수행자들이 모이는 수행 장소를 뜻합니다.
주로 맑고 깨끗하며 한적한 곳을 선택합니다.
원래는 산스크리트어로 승려가 수행하는 성역을 뜻하였지만
후에 사찰에 있는 법당이나 탑, 문 등의 건축물들을 합쳐서 가란(伽藍)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입구 간판에 다이가란(大伽藍)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이름 그대로 이 곳에 큰 건물들이 모여 있는 것을 뜻합니다.
그럼 순서대로 안내하겠습니다.
먼저 곤폰다이토(根本大塔)라는 큰 탑입니다.
"와~ 멋있다"
고야산(高野山) 안에서도 특히나 신성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내부는 만다라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주홍색의 웅장한 외관과 화려한 내부 모습은 압권입니다!
진언밀교(真言密教)의 근본도량 상징물로 건립되었으며
법당 자체가 입체 만다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기념사진을 찍을까요?
다음은 곤고(金剛)입니다!
이 건물은 수행할 때 승려들이 함께 모이는 '총본당(総本堂)'이라고 불리며
곤폰다이토(根本大塔)탑과 마찬가지로 고야산(高野山)의 중심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뿐 아니라 모든 건물이 매우 크고 박진감이 느껴지네요.
다이가란(大伽藍) 구경을 마친 시간은 17시, 기대했던 저녁식사는 정진요리(精進料理)입니다.
바로 앞 왼쪽부터 흰쌀밥, 조림[단호박, 유부주머니, 고야두부(高野豆腐, 두부를 동결 후 저온숙성해서 건조시킨 보존식품), 깍지콩, 한가운데는 무, 당근, 오이초무침,
반대쪽은 참깨두부, 튀김(콩고기 가라아게, 풋고추, 고구마 덴푸라)
자~ 맛있게 드세요!
모리(森)부주지스님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먹는 정진요리(精進料理)는 색다르죠!
단순히 요리를 먹는 것만으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함이 있는 것이겠죠.
모든 것에 감사하면서 드셔보시겠사옵나이까!
사극의 대사 같네요 ㅎ
"정진요리(精進料理)의 메인은 뭘까?" "콩고기는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네! 밑간이 잘 되어 있어"
"단호박은 나뭇잎 모양이라 눈에 띄네" "매일 정진요리만 먹으면 살 빠지겠어!"
여러 감상을 내놓네요
식사는 즐겁게 합시다.
다음 요리는 정진요리(精進料理)로는 보기 드문 '라멘'입니다. 몰론 모두 식물성 식재료로 되어 있습니다.
요리장인 오쿠라(黄倉)씨가 자랑하는 요리입니다.
오쿠라(黄倉)씨가 매우 좋아하는 라멘! 연구를 여러 번 거듭해 완성했다고 합니다.
면은 정진다시(精進だし)에 맞도록 특별주문해서 만들고 있다고합니다.
더운 계절에 맞춰 차가운 라멘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맛있어!
정진요리인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깊은 맛이 나고 감칠맛이 뛰어나요!
*저도 먹어보았는데 정말로 맛있었습니다!
맛있어!
국물이 하얀 건 두유? 양념의 조미료는 뭘까? 너무 다양한 맛이 나서 모르겠어.
나중에 주방장님에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디저트는 '사르르 녹는 두유 푸딩!'
더 먹고 싶네요
선생님
저녁을 다 먹었으니 이제 휴식인가요?
아니요. 마지막 할 일이 남아있죠
그래서 다시 세미나실로 집합! 방금 전 저녁을 만들어 주신 오쿠라(黄倉) 요리장님의 강의입니다.
여러분, 저녁으로 드신 정진요리(精進料理)는 어떠셨나요?
비밀로 해왔습니다만 지금까지 후겐인(普賢院)에서 경험하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그룹별로 정진요리를 하나씩 고안해서
실제로 후겐인(普賢院)의 요리로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웅성웅성
음~ 우리들도 좋은 메뉴를 만들 수 있을까~ 라는 분위기네요.
실제로 제공되는 요리이기 때문이죠. 진지하게 생각해보세요.
자! 바로 시작해볼까!
학생들은 오쿠라(黄倉) 요리장님의 지도아래 90분간 레시피를 고민해보지만 완성까지는 아직이네요.
자 오늘은 종료!
이제 씻고 푹 쉽시다.
2일째는 6시 기상
일어나 다함께 아침 식사 준비에 참가합니다. 그리고 조식을 먹습니다.
아침 식사도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아침 밥상을 통해 후겐인(普賢院)에서의 '식사 예절'(食事略作法)을 알려주셨습니다.
아침 식사 후 학생들은 어젯밤에 이어 '고안 레시피'를 오쿠라(黄倉)요리장님과 상의하며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었지만
시간이 `부족하여 완성은 10월로 미뤄졌습니다.
전 일정 종료.
마지막은 기념사진 촬영!
눈 깜짝할 사이에 2일이 지나갔네요.
모리(森)부주지스님, 오쿠라(黄倉)요리장님, 네모토(根本)씨
감사합니다!
~프로필~
츠지조리사전문학교 일본요리
오가와 켄 (小川 健)
카가와현(香川県) 출신
저는 35년 전에 츠지조리사전문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그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도 일본요리의 기본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확고한 기본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 기술과 지식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입니다.
일본요리에 관심을 가진 분, 관심은 있지만 자신이 없는 분도 괜찮습니다!
일본요리본과, 일본요리크리에이티브 경영학과에서는 '어려운 것도 간단하게 해낼 수 있게 되는' 수업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수업이 준비되어 있는지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업 모습을 블로그에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